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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지하철 노선도를 다시 그리다.

2013-01-16

1836년 1월 9일이 어떤 날인지 아시나요?

지구 상에 ‘지하철’이라는 운송수단이 첫 선을 보인 날입니다.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고, 올해(2013년)로 개통된지 15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약 5.6km를 첫 운행했던 런던 지하철은 세월이 흘러 지금에 이르기까지 12개의 노선이 연장되었는데요. 매년 약 10억 명의 승객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운송 수단으로, 런던 지하철은 근원지로서 세계적 상징이 되었습니다.

세계 지하철 노선도의 상징. 런던 지하철 다이어그램

1919년. 지하철 경로의 큰 흐름을 표현한 노선 그림이 등장했습니다. 당시는 비교적 복잡하지 않았기에 검정색과 빨강색, 2개의 색상으로 구분되어 그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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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색상으로 각 구간을 구분하는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는데요. 1919년의 그림과 비교하면 매우 복잡해보입니다. 아무래도 런던 시내의 도로와 함께 표현하다 보니 구분이 모호한 문제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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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오늘날과 같은 노선의 모습이 시작됩니다. 1926년 작의 문제를 파악하고, 구분이 모호함을 강약으로 해결해냈습니다. 디자이너 F.H. Stingemore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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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에 이르러 디자이너 헤리 백이 디자인을 하면서 기존의 노선 그림을 다이어그램 형태로 바꾸게 됩니다. 사실에 가까운 지리적 형태와 위치/경계를 기존의 지리적 관점에서의 지도와 차별화하여 기하학적 패턴으로 단순화한 그의 지도는 그래픽 디자인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손꼽힐만큼 우수한 평가를 받습니다. 그 완벽함에 오늘날의 지하철 노선도 역시 이와 같은 모습을 띄고 있죠. 말 그대로 지하철 노선도의 표준이 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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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 지하철 노선도의 표준이 된 1933년 헤리 백의 오리지날 다이어그램입니다. 알고보니 더욱 멋지네요! 🙂

london underground map

1992년. 런던 지하철 노선도는 Simon Patterson에 의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경됩니다. 기본 틀(form)은 헤리 백의 다이어그램을 가져가지만.. 역 이름 및 그룹 이름은 과학자, 성직자, 철학자, 코미디언, 탐험가 등의 이름으로 대체 변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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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지하철 노선도, 아티스트에 의해 다시 그려지다.

아래 다이어그램은 james eaglesfield의 작품으로 [biblical tube map]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다이어그램에서는 장애인 마크가 눈에 띕니다. 아무래도 장애인의 접근성을 제공하는 역을 표시한 것으로 보여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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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ke에 의해 다시 그려진 [Moral Underground] 지하철 다이어그램은 복잡한 구성 요소를 버리고, 본연의 필요한 기능만 담은 합리적 작품을 선보입니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영향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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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Noad에 의해 다시 그려진 [Geographically Accurate Tube Map]은 기존의 다이어그램과는 달리 정확한 지리적 위치/경계를 반영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베이스(base)는 헤리 백의 다이어그램에서 크게 변모되지는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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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볼 지하철 노선도는 Digital Urban 블로그에 앤디 허드슨(Andy Hudson-Smith)이 올린 3D 맵 형태의 다이어그램입니다. 주변의 상징물 들이 잘 그려져 있어 런던 시내의 풍경을 한 눈에 그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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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제로퍼제로(Zero per Zero)의 [ London Railway ] 포스터입니다. 기존 작품 대비 직선과 곡선의 유기적 연결이 눈을 사로잡는데요. 복잡한 듯 보이나, 체계적으로 연결된 흐름을 선보인 작품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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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체’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도 있지만… 프란시스코(Francisco Dans)의 다이어그램은 도무지 어떻게 봐야할지가 가늠이 안 잡힐 정도로 난해합니다. 🙁 기존의 틀을 벗어나서 독창적이라기 보다는.. 노선도의 본질이 사라진 결과물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이런 지하철 노선도는 서울에서 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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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한 작품에 여기저기서 말은 들었던 것일까요? 프란시스코는 또 다른 작품 [twisted tube map]을 선보입니다. 이번 컨셉은 ‘곡선’인 듯 하네요. 전 작품(색체)과 비교하면 독창적이면서 노선도의 본질은 포함하고 있다고 보여지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역시나 불편한 작품인 듯 합니다. 노선도를 확인할 때마다 크게 원을 그리며, 머리를 회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골치 아프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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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은 사무엘(Samuel Arbesman)의 [tube map of the milky way]로 은하수를 본따 만들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현재 위치를 화살표로 표기했다는 점인데요. 자신의 위치를 바로 찾아 목적지로 향하는 경로 파악은 손쉬울 것 같네요. 하지만 역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어 노선도가 가져야 하는 정보성은 부족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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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재밌습니다! 🙂 노선도를 다르게 해석하여 그렸다기 보다는 노선도 안에서 다양한 동물을 찾았다는 점이 신선하네요. 일종의 ‘숨은 그림 찾기’일까요? paul middlewick의 [animals on the underground]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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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은 아이들의 손그림 같죠? 이 작품은 기억에 의존하여 손으로 그린 지하철 노선도에요. 런던의 한 박물관에서 사람들에게 기억을 더듬어 지하철 노선도를 그려보게 한 후, 이를 모아 출품된 작품입니다. 이 작품들에 관심이 있다면 hand drawn map of london를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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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만 봐서는… ‘뭐지?’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지하철 노선도는 아니고, 노선도에서 모티브를 딴 아트웍입니다. 데이비드(David Shrigley)의 작품으로 london underground pocket tube map, 2005의 커버(Cover)로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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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은 라디오 기판의 형상을 띈 런던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이에요. 유리 스즈키(yuri suzuki)의 작품 [london underground circuit map rati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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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트 갤러리 포스터로 사용된 David Booth의 작품 [the tate gallery]입니다. 1986년 작으로 물감을 짜내어 지하철 노선도를 그린 점이 아티스트 답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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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은 Kyle Bean의 [tube map made from drinking straws]입니다. 음료수 스트로우(빨대)를 가지고 지하철 노선도를 만든 점이 참신하네요.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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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_

지금까지 런던 지하철 150 주년을 맞아 지하철 노선도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띄기까지의 이야기와 많은 작가들의 상상 속에 그려진 런던 지하철 작품을 감상해봤습니다. 소개된 작품 이외에도 다채롭고 재미난 작품이 많은데요. 다른 작품들이 궁금하시다면? the londonist에 방문해보세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잘 정리되어 링크되어 있으니까요. FIN.

참고: designboom.com/art/london-underground-map-reinterpre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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