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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터페이스를 위하여 #2

2012-10-17

지난 1편에 등장했던 자동차 문 열기/잠금 어플리케이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실제 문열기를 한다고 생각해보죠.

 

1. 운전자가 자동차에 다가간다.

2.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낸다

3. 폰을 손에 쥔다

4. 폰을 열기 위해 슬라이드를 한다

5. 폰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6. 앱을 찾기 위해 스와이프 한다

7. 앱 아이콘을 Tap 한다

8. 앱이 로딩되기를 기다린다

9. 앱을 보고 어떻게 자동하는지 파악한다

10. 문 열기 메뉴 아이템을 찾는다

11. 버튼을 누른다

12. 차 문의 잠금장치가 해제된다

13. 차 문을 연다

 

조금 상세하게 나뉘긴 했지만, 총 13단계를 거쳐 자동차 문을 열게 됩니다.

이런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과감하게 제거하면, 총 3단계로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1. 운전자가 자동차에 다가간다

2. 차 문의 잠금장치가 해제된다

3. 차 문을 연다

 

1999년, 메르세데스-벤츠가 이 문제를 해결했지요. 

 

위의 앱을 사용한 자동차 문열기 경험은 컴퓨터의 플로우에 맞게 디자인된 것이지, 사람의 플로우에 맞게 디자인된 것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자연스러운 행동에 맞추어 디자인을 재구성함으로써, 메르세데스는 직관적이면서 우아한 경험을 제공하였습니다.

 

 이어서, 또 다른 자동차 동영상 한 편을 보시겠습니다. 

자동차, 특히 메르세데스의 사례가 반복하여 등장합니다만, 주관적 선호에 의한 것은 아닙니다. 그 만큼 많은 선행 연구를 했다는 반증이겠죠.

자동차 스스로 진단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를 운전자에게 보여줍니다.

 

 

위의 화면도 무엇이 문제인지를 보여주고 있네요. 

가끔 위와 같은 화면을 보게 되면 불쾌감과 함께 짜증이 납니다.

비밀번호의 경우 영문 대, 소문자, 숫자, 기호의 조합으로 몇 글자 이상으로 조건에 맞추어 만들어야 하며, 우리는 그 셀 수 없는 많은 비밀번호를 각 조건별로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라 의구심을 갖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만, 과연 우리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실질적인 목적은 무엇이며, 수단으로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nest의 학습하는 온도계입니다.

nest의 학습하는 온도계는 1편의 디지털 인터페이스에 대한 의미없는 애정이 반영된 기기들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나를 학습하여, 나에게 맞춰지는 시스템, 컴퓨터는 정말 나의 삶을 업그레이드 하게 도와주니까요.

 

위의 자동차 어플리케이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자동차 문 여는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행동에 기반하여 설계된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본 아티클의 저자 Golden Krishna는 다소 극단적으로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없는 것(No interface)이 최고의 인터페이스라고 주장합니다.

Brave NUI World라는 책에서 NUI, 즉 Natural User Interface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Natural은 제품 그 자체보다는 외적인 환경을 표현하기 위한 매개체로 사용되는 것을 의미하며, 자연 상태의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사용자 입장에서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 임. NUI의 주요 관점은 초보자들이 쉽게 즐기면서도 빠르게 배울 수 있고, 큰 노력 없이도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즉, Natural User Interface적인 측면에서도 위의 자동차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문 열기 인터페이스는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가 아닌거죠.

자동차 어플리케이션 사용성 평가를 통해 단계를 축소시키고, 일부 GUI를 제스처가 포함되도록 인터페이스를 변경하는 것이 그 대안이 되지 않겠냐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ROI(Return on Investment), 즉 인력, 시간, 노력 등의 투자 대비 효과도 고려해봐야 하는 거죠.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는 것은 아닌지 반드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입니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든 경험을 모바일로 전환시키려는 단순한 생각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지난 1편에서도 언급했지만, 모바일 경험에 맞는 컨텍스트(Context)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리에 앉아 스크린을 보며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수동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또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진화에 따라 NUI의 지배가 불가피한 것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우리는 GUI와 NUI의 이상한 틈새에 빠져 있다고 Richel Hinman은 지적합니다. 따라서 미지의 NUI에 대한 연구 또한 필수적이라 할 수 있겠죠.

 

좋은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열린 사고의 리더, 뛰어난 리서처, 깊이 있는 인사이트 등이 요구되며, 매우 도전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만 명심한다면 도전적인 일을 즐겁고, 보람있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자주 잊게 되는 이 한 가지!

‘인터페이스가 필요한 상황, 즉 사용자 니즈에 초점을 맞추며, 인터페이스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수단이 되도록 설계하는 것.’

 

 

참고자료

The best interface is no interface

모바일 UX 패러다임 시대, GUI 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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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습관, 즐거운 중독, 내 일상의 하이라이트,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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