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술관 리움 “아트스펙트럼 2012”
2012-09-05“아트스펙트럼”이란?
아트스펙트럼은, 연령, 장르, 주제에 구애 받지 않고 향후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되는 한국작가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2001년 호암 갤러리를 시작으로 2003, 2006년으로 3회의 전시를 이어왔습니다. 특정한 분야의 내용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노력 때문인지 10인 내외의 적은 인원에도 대중들에게 다채로운 작가들과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전시에서의 경험으로 장점만을 살려 6년만에 기획된 “아트스펙트럼 2012”
기대감을 가지고 전시장을 찾았는데요, 주로 미디어와 설치작품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다채롭게 만나 볼 수 있어서 미디어 아트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만족할만한 전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럼 그 중 인상 깊었던 몇 작가의 작품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시면서 이제부터 ‘아트스펙트럼’이 시작됩니다.
김지은 어떤 망루(Some Watchtower)_무늬목 시트지_1190x527cm
입구를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이 작품은 설치 작업물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무늬목 시트지를 붙여 바닥에서 천장까지 망루 모양으로 제작한 평면 작업입니다. 작품가까이 서면 다른 세계에 들어선 느낌이 들 정도로 무척 거대합니다.
배찬효 의상 속 존재_앤 불린(Existing in Costume Anne Boleyn)_ C 프린트_230×180cm
이번 아트스펙트럼에 선정된 작품들은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서양동화나 미술사 속 인물을 작가 본인이 재현한 배찬효 작가의 작품도 그 중 하나였는데요. 작가는 영국에서 유학하면서 동양인으로서 느낀 문화적인 차이들을 작가 자신이 연출하여 촬영하는 사진작업 속에 녹여 냈습니다. 서구사회의 타자이자 남성인 작가가 재현한 초상화의 여주인공의 모습이 그 어색한 부조화 때문인지 눈길을 끕니다.
옥정호 단다야마나 다누라사나(Standing Bow Pulling Pose-Dandayamana Dhanurasana)_피그먼트 프린트_127x152cm
코믹한 풍자와 조롱으로 한국사회의 솔직한 단면을 드러냈던 옥정호 작가의 이번 작품은 ‘요가 퍼포먼스’라는 색다른 자기 수행적인 작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 보이’에서 봤던 유지태씨의 요가를 떠올릴 만큼의 고난도의 동작들을 취하는 양복 입은 작가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배경들이 서로 충돌하여 코믹한 상황을 만들어 내고 웃음을 불러일으킵니다. 실제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가 더 궁금해지는 작품입니다.
장보윤 천년 고도1(A Capital City of a Thousand Years)_디지털 프린트
장보윤 작가는 다른 사람들이 버린 사진을 통해서 우리의 공통된 기억을 탐구합니다. 누군가의 추억에 동참하는 기분이 들어서 전 개인적으로 일기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일기 속 주인공과 동일시 된 느낌이랄까요? 작가가 모은 사진들은 무명의 사람들이 간직해 온 과거의 추억들이 담긴 시대의 자료로 실체를 잡기 힘든 허망하고 아련한 공동의 추억들을 우리에게 느끼게 해줍니다.
전소정 어느 미싱사의 일일1(A Day of a Tailor)_단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컬러_8분 55초
전소정 마지막 기쁨(Last Pleasure)_단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컬러_6분 58초
저는 이번 전시 중에 전소정 작가의 작품이 가장 좋았습니다. 전소정작가는 주로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영상작업으로 만들어 왔는데요, 우리가 존재하는지도 모르던 특이한 기술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서 그 인물을 둘러싼 아우라가 예술의 경지에 이른 장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작가가 촬영하고 편집한 줄타기 명인, 손자수 장인, 영화 간판장이의 이야기들은 이제는 잊혀져 가는 기술을 꾸준히 연마하는 이들을 다루면서 이 속에서 다다를 수 없는 이상을 좇는 예술가의 태도와 연결점을 찾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소리도 화면도 없고, 삶이 녹여 든 이의 목소리가 간간히 내레이션을 띄우는 명상 같은 영상들!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의 순수함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최기창, 한경우, 김아영 작가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자극적이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스토리를 담고 있는 전시, 젊은 작가들의 다채롭고 참신한 전시를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이번 주말 리움 “아트스펙트럼 2012” 어떠신가요?
• 전시명 : 아트스펙트럼 2012
• 전시기간 : 2012년 7월 19일 – 9월 16일
• 전시공간 : 삼성미술관 리움
• 관람료 : 일반(대학생 포함) – 6,000원, 학생(초,중,고) – 4,000원
• 휴관일 : 월요일 , 1월1일, 설 연휴, 추석 연휴
•오시는 길 : http://bit.ly/OWcBQ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