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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베낀거 아냐? 모방과 표절

2012-09-05

“어차피 다 베낀 거 아냐.”,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어디 있어?”, “그래서 모방과 표절의 차이가 뭔데?”

 

디자인 영역에서 가장 흥미로우며 동시에 가장 소모적인 논쟁 중 하나는 누가 누구를 베끼고, 따라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뱉을 수 있는 말이지만, 어두운 터널 속에서 긴 시간을 헤매며 자신 만의 답을 찾아 헤맨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결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입니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표절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요, 관련 업계뿐만 아니라 세간에 표절에 관한 이야기가 쉽게 회자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디자인이 수많은 제품이 차별화 요인을 갖게 하는 요소로서 개인의 삶에 즐거움을 주기도 하며,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또한 그 자체로 누군가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표절이라는 것은 쉽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제작자들은 때로는 법정 싸움을 불사하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지키려고 합니다.

표절이라는 것은 제품을 만드는 프로세스 중에 만드는 사람의 머릿속에서 일어난 일련의 지적 행동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이슈를 가시화할 수 없고,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표절을 도덕적·윤리적 문제의 영역으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닮은 듯 다른 많은 제품이 있습니다.
몇 가지만 살펴볼까요?

 

Dyson사의 날개 없는 선풍기와 모 업체의 날개 없는 선풍기

 

김중업의 삼일 빌딩, 1985. 미스 반 데 로에(Mies van der Rohe)의 시그램 빌딩(Seagram Building), 1958


구스 반 산트(Gus Van Sant)감독의 싸이코, 1998.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감독의 Psycho, 1960

 

어떤 것이 모방이고, 어떤 것이 표절일까요?
결과물만을 가지고 그 둘을 구분해 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모방: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본떠서 나름의 방식으로 재창조.
표절
: 다른 사람의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
오마주
: 다른 작가나 감독의 업적과 재능에 대하여 존경의 뜻을 담아 특정한 장면이나 대사를 모방
(참고: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15211&categoryId=200000258)

 

아동발달 심리학자인 앤드류 멜쵸프(Andrew N. Meltzoff)는 1977년 ‘신생아들의 얼굴과 손 제스쳐 모방(Imitation of facial and manual gestures by humans neonates)’이라는 논문을 출간합니다.

이 논문을 보면 태어난 지 12일~21일 사이의 신생아는 다른 사람들의 손이나 얼굴의 제스처를 보고 모방할 수 있으며, 이것이 훈련에 의한 것인지 선천적인지 설명하기 어렵지만, 신생아는 그들이 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모방하며 자신과 동일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모방을 시작합니다. 모방은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자연스러운 방법이며, 세상을 알아가기 위한 인간의 1차적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신생아뿐만이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모방을 통해 조금 더 효과적으로 배워나갈 것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모방을 통해 학습하는 것을 권유하는 예제를 주변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서점의 자기 계발 코너나 어학 등 다양한 분야에 있는 ‘무조건 따라하기’ 부류의 책입니다.
(참고: http://blog.aladin.co.kr/Pansees/4990392)

모방을 선전하는 책들이 말하듯이 모방을 통해 초보자들은 매우 짧은 시간에 위대한 사람이나 물건의 위치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따라 하기를 통해서 훌륭한 스킬이나 특성을 쉽게 배우고 체화하며, 외부에서 온 자극을 소화하여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소화하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모방의 진정한 의미라 할 것입니다.

 

피카소는 “유능한 화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화가는 훔친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누가 누구를 얼마만큼 따라 하고 베끼느냐는 문제의 본질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모든 인간은 끊임없이 정보를 습득하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워나갑니다.
하지만 이 과정 중에 새로운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가 문제와 정보를 내면화하는 시간을 함께 인내해주고, 실패했을 때는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위기,
개성 있는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고 포용하는 사회가 아니라면 우리의 제품들은 진정 위대한 제품으로 자라나지 못할 것입니다.

 

 

 

참고.
http://www.telegraph.co.uk/technology/apple/8555503/Dieter-Rams-Apple-has-achieved-something-I-never-did.html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15211&categoryId=200000258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478349.html

http://en.wikipedia.org/wiki/Andrew_N._Meltzoffhttp://www.mimetictheory.net/bios/articles/Meltzoff_Moore.pdf

 

이미지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ultiflow&logNo=50115597591&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

http://www.dyson.com/Fans/FansAndHeaters.aspx

http://lookuparchitecture.com/historyearlymodern.htm

http://living.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8018675&ctg=2411&tm=life_l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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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습관, 즐거운 중독, 내 일상의 하이라이트,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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